중년 남성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불룩 튀어나온 배'이다. 배는 인격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인격을 지키다 자칫 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올 수 있다. 실제 배가 나온 복부 비만인 사람들은 대사증후군인 경우가 많다. 대사증후군은 복부 비만과 운동 부족으로 한국 성인 10명중 3명에게서 나타나는 만성적인 질환으로 복부비만·고혈압·고지혈증·동맥경화증 등 5가지 증상 중 3가지 이상이 한꺼번에 나타난 상태로, 심·뇌혈관질환, 당뇨병 등 온갖 만성질환의 뿌리가 된다.

■ 국민의 25%가 갖고 있는 대사증후군

대사증후군이란 다섯 가지 주요 건강지표 중 3가지가 기준치를 넘거나 경계치에 머무는 경우를 말한다. ▲허리 둘레가 남자 90㎝, 여자 80㎝ 이상의 복부 비만 ▲혈액내 중성지방이 150㎎/㎗ 이상의 고지혈증 ▲고밀도(HDL) 콜레스테롤이 남자 40㎎/㎗, 여자 50㎎/㎗ 이하 ▲혈압이 130/85㎜Hg 이상인 고혈압 ▲공복 혈당이 100㎎/㎗ 이상의 고혈당 등에 해당될 때를 가리킨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5년 실시된 국민영양조사에 따르면 인구 4분의1에 달하는 1천만명 이상이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8~2008년까지 10년간 추적조사 결과, 여성 유병률이 남성보다 약 1.2배 높았으며, 대사증후군이 있을 때 심장병 사망 위험도 여성(2.7배)이 남성(1.6배)보다 높았다. 뇌졸중으로 사망하는 경우는 남성 1.7배, 여성 1.5배로 남성이 약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심장병 사망률이 높은 것은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이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남성호르몬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내장 지방이 잘 끼고 심혈관 동맥경화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사증후군이 위험한 이유는 혈관 건강을 악화시켜 뇌졸중·심장병 등 각종 성인 순환기질환의 주범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인 암을 제외하고 2~4위가 뇌혈관계 질환,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인 만큼 대사증후군은 생명과 직결돼 있는 것이다.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관상동맥질환 위험도가 4배 정도 높고,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약 3.5배 높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 대사증후군의 원인과 치료

   
 
대사증후군은 특정 질환과 약물에 의해 비롯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잘못된 식생활 습관이 원인이다. 서구화된 식생활과 활동량 감소가 발병률을 높이는 것이다. 영양분 섭취는 증가하는데, 운동량과 활동량은 줄어들면서 과잉 섭취된 영양분을 에너지로 바꾸는 대사 능력이 떨어지고, 남은 영양분이 체지방으로 축적돼 복부 비만을 유발하고 그로 인해 체내 인슐린 기능이 떨어지면서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을 불러오게 되는 것이다.

대사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식생활 습관 변화가 중요하다. 식습관은 평소 섭취하던 식사량에서 500~1천㎉를 줄이도록 한다. 밥·빵·면류·감자·과일과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은 사용후 남은 잉여분의 포도당이 중성지방으로 바뀌어 지방세포에 축적되므로 가급적 섭취를 제한하도록 한다. 탄수화물 섭취는 전체 칼로리의 50% 미만으로 낮추고, 탄수화물은 단순 다당류의 탄수화물보다는 도정하지 않은 곡류로 만든 빵이나 현미 등이 좋다. 가급적 육식보다는 채식 위주의 식단을 즐기는 것이 좋다. 이외 음주·흡연·스트레스는 대사증후군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술은 칼로리가 높고 중성지방 수치를 올리며, 담배는 동맥경화를 유발하므로 반드시 금주·금연하도록 한다.

꾸준한 운동과 신체 활동량 증가를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복부비만을 줄여야 한다. 운동은 주 2~3회 하루 1시간 정도 걷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그러나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라면 주 2회 이상 30분정도 걷는 것이 적당하다. 어느 정도 숙달이 된후 운동량을 서서히 늘려가는 것이 좋고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부 비만에는 규칙적이고 지속적으로 하는 걷기·조깅·자전거타기 등의 하체운동이 도움이 된다. 따로 운동시간을 내기 부담스럽다면 출·퇴근길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고층 빌딩이나 아파트에서도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도움말: 인천 유비스병원 최병조 내과전문센터 과장 www.uvishospital.co.kr >

/경인일보 김선회기자